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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십분의 드링크

파운더스 KBS (Founders KBS)

 

Founders Brewing
USA
Barrel Aged Imperial Stout
12%
355ml

 

배럴에이징의 위엄을 보여주는 임페리얼 스타우트의 교과서적인 맥주.
따르자마자 크리미한 코코아거품이 올라온다.
안이 비취지 않는 불투명한 검디 검은 액체가 잔을 가득 채운다.
첫 모금에 임페리얼 스타우트에서 위스키맛이 나보기는 처음이다.
순간적으로 익숙한 버번위스키의 향이 느껴져서 깜짝 놀랐다. 연이어서 밀크초콜릿과 코코아 맛, 그리고 쓰디쓴 에스프레소의 질감, 마지막으로 씁쓸함과 동시에 묵직한 알코올의 향이 밀려온다. 마시는 자체가 즐거운것은 잔에 입을 댈때마다 마치 초코우유를 마시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정도로 초코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농밀하고 묵직하다 못해 헤비하며, 두터운 정도로 모자라 마치 벽을 마주한 것과 같은 바디감은 이내 입안에서 복잡한 각기 맛의 레어어링들이 뒤엉키는 느낌을 준다.
맛은 이래도 상대적으로 단맛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 쓴맛과 단맛이 어느정도 조화를 이루며 적절한 타협의 선으로 입안에서 마무리 되는데, 다른말로 표현하자면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듯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올드 라스푸틴보다는 텍스처가 두터우며, 맛의 밀도가 더 모아진 느낌이다.
마실때마다 내내 오크향의 풍미도 코 끝에서 느껴졌는데, 요즘이야 많이들 쓰는 양조기법이겠지만, 맥주를 배럴 에이징한다는 발상또한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마시면서 왜 파운더스 브루어리가 이 맥주를 통해 한 걸음 위로 더 나아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국내에서는 맥주 한병치곤 조금은 부담되는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결코 그 가격이 아깝지 않을정도의 경험을 선사하는 맥주이니 한번쯤은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