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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십분의 드링크

러시안 리버 서플리케이션 (Russian River Supplication)

 
 
플라이니 더 엘더가 너무나 마셔보고 싶던 요즘. 바틀샵 구석에 하나 남아있던 오래되보이는 놈이 하나 남아있길래
보았더니 어마어마한 가격과 함께 러시안 리버라 적혀있는 걸 보고 고민없이 가져온 녀석.
정신없이 가져와서 보니 왠걸... 사워에일이다.
조사해보니 배럴에이지드 사워에일이라는 형식의 맥주에서는 시조격인 맥주라고 함.

9~15개월동안 배럴 에이지드 시켰다고 하는데, 체리를 첨가했다고 한다.
그 동안 계속 냉장고에 모셔놨다가 오늘 드디어 마셔본다.
잔에 따르자마자 위스키 색과 유사한 비주얼을 띈다. 탄산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며 거품은 X

보기만해도 장독대에 오래 묵힌 김치같은 농익은 빛깔을 뽐냄.
기대를 하고 첫 모금을 마시는 순간... 음... 조금은 실망..
생각했던 거와는 달리 많이 라이트하고 옅은맛이 강해, 배럴에이지드가 약간은 무색해지는 그런 맛.
도수는 7.75%. 부즈는 없는 편.

체리향과 산미의 조화로 시작해서 아주 빠르게 입안에서 깔끔하게 떨어지고, 마지막은 아주 옅고 떫은맛만 입안에
남아있는 이 오묘하고도 오묘한 맛은 머라고 표현해야 될까..
보통의 사워보다는 좀 심심하고, 다른 관점에서는 옅지만 농밀한 뉘앙스가 느껴지는 맛.
어찌보면 이런 오묘한 맛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나 싶다.

더하지도 그렇다고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은 뉴트럴한 지점에 있는 사워에일인 것 같음.
마지막 한병을 집어온터라 이제는 직구나 수입들어올때까지 기다려야 되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다시한번 맛을 보고 싶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