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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십분의 순간

Botanical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추운 겨울, 한없이 떨어진 낙엽을 바라보는 앙상한 가지들뿐인 나무들이 모여있는 한 공원사이로 작은 식물원이 보인다.

생로병사
​라는 삶의 법칙이 자연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걸 느끼는 요즘계절, 유일하게 ​​​푸른초록의 생기를 잃지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는 식물들이 모여있는 그 곳.

이 곳을 접한지 어느덧 5년...
많은 시간이 흘렀다.

늘 나의 산책로였던 이 공원에서 유독 가장 내 눈에 들어온 곳.
공원안에서도 왠지 가장 오래되어 보이는 독특한양식의 건물,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시간의 흐름으로 인한 아름다운 흔적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곳.
하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공원에 갔었던 그 많은 시간에 비례한 만큼 이 곳을 자주 가보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늘 그 곳을 갈때면 카메라를 짊어지고 가곤 하였는데, 그 때 그 때 갔었던 시간의 모습들, 계절들, 상황들.., 그리고 시시각각 빛에따른 식물들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왜 일까.. 2019년 겨울 요즘 유독 더 이 곳에 시선이 머문다.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살갗을 파고드는 험난한 환경속에 살아가는 모습이 대조되어서일까...
어둠속 찬란한 빛 처럼, 무채색의 세상에서 짙푸른 빛이 다가온다.

입시시절, 그렇게 사진을 하겠다고 졸라서 들어가 전공한 사진.
생각지 못한 현실과 추구했던 가치가 부딪히며 생긴 괴리감이 항상 발목을 붙잡았지만, 아직도 꾸역꾸역 틈만날때마다 셔터를 누르는걸 보면, 현재의 모습이 어떻건간에, 잘 선택했단 생각이 든다.

그래... 계속해서 끊임없이 찍어야지~
멈추지 말고.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안은 그렇게 크지않아도 따뜻한 햇살과 빛이 이파리 사이로 내려와 마음을 적셔준다.

구비구비 식물들 사이로 난 길들은 평범하지만, 초록잎들 속에서 아기자기하며 정겨운 느낌을 준다. 열대식물이라 이 나무들도 자기 고향이 그리울것 같다.

높은 유리천장은 시린겨울로부터 나무들을 지켜주고 생명같은 빛을 투과시켜주어 한 없이 식물들에게 나누어준다.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그래도 오고간 횟수로는 꽤 될듯한데 아직 지겹거나 하진 않는 편안한 곳.
변하지 않는 초록빛처럼 나도 이 나무들처럼 항상 한결같고 싶다.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식물원 중심부에는 작은연못과 기념촬영하는곳도 있어서 연인들이나 가족들이 오면 좋은 추억들을 남길 수 있을듯 하다.

연못안에는 커다란 잉어들이 살고있다.

열대식물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Palm나무인데, 보통 아름답고 따뜻한 나라의 여행지를 생각하게되면 항시 이 나무가 떠오른다. 그 만큼 내게 휴식과 평화로움이라는 관념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들 중 하나인것 같다.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좀 있으면 공원이 전면 개편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비록 낡고 오래되었어도 이 식물원만큼은 오래오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근처에 살고 계시거나 가까우신 분들은 한번쯤 산책삼아 오셔도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