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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오십분의 순간

Jo Malone(조말론) 블랙베리앤베리

조말론을 처음 접한지 어느덧 5년째
마침 대학후배가 쓰고있어서 잠깐 향을 맡아보았는데 무언가 특별할게없는 전형적인 고급스런 향수냄새였던걸로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무슨향이었는지 오래되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아무튼 조말론은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업무차 해외에 나가게 되었을때도 우연히 면세점에서도 접할 수 있었는데 고풍스러운 병의 디자인과 브랜드 컨셉말고는 사실 그렇게 이 향수를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당시 후배는 면세점에서 이 향수를 꼭 사는게 국내에서 사는거보다 훨씬싸다며 나에게 적극 추천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여러 향수들이 나를 거쳐가며 드디어 현재 조말론에 이르게 되는데...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블랙베리앤베리는 사실 시향을 해보고 산 향수가 아니다. 그냥 단순히 인터넷검색으로 여러 의견과 사용기를 접한 후 그냥 막연한 느낌으로 선택한 향이다.
그도 그럴것이 예전 조말론을 처음 접했을때 느꼈던 향의 기억을 더듬어 봤을때 상당히 향 자체가 가지고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누가 쓰던간에 이 향은 무난히 그 사람의 이미지와 어우러져 한껏 그 매력을 더해줄 것이라 생각이들어 의심치 않았다.

역시나 구입한 후 박스를 열고 뚜겅을 열어 첫 향을 맡아봤을때, 역시나 이 향수는 나의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충분히 만족스러우며, 결코 후회를 안할것이란 생각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좀 더 독특하고 아이덴티를 가진 향이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만큼 이 향수가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하다는 거겠지만..

서울 촌놈이라 블랙베리향을 맡아본 적이 없어 아~ 블랙베리향이 이런것이구나 하고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이 향수는 내가 전에 제일 좋아하던 르 라보의 베르가못22 만큼 달콤하고 우아한 꽃잎향과 어우러져 마치 한편으로는 어릴적 사탕을 물고있던 개구쟁이 아이의 손에서 나는 달짝찌근한 냄새가 연상되기도 한다.

오늘도 아침에 뿌렸던 손목을 퇴근시간이 훨씬 지난 지금 코를 갖다대고 킁킁거리며 다시 향을 음미해 보는데, 처음뿌릴때의 향노트가 그대로 유지되면서 시간에 흐름에 따라 그 베이스가 농밀해지면서 부드럽고 숙성된 향으로 바뀌어있는걸 느낄 수 있다. 잔향또한 베르가못22처럼 매력적이다.

 

 

사진 by 이백오십분의 일초

 

다만, 베르가못22보다는 그 특색에 있어 약간 평범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당시 100ml을 구입하여 여태까지 쓰고 있는데 쓰면 쓸수록 향에 너무 익숙해버려저서 내가 향수를 뿌린건지 아닌지 헷갈릴때도 있다. 어느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향의 특성으로 남녀모두 쓰기에도 무리가 없다. 그 만큼 범용성이 넓은 향수라 생각된다.

충분히 매력적인 향수로 지금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너무나 익숙해져서 인지 하루라도 뿌리지 않으면 이상할정도로 일상의 향수가 된지 오래됬다. 조말론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라 생각되며 앞으로도 다른 향도 시도해보고 싶다. 여담이지만 예전에 한번 조말론의 디퓨져도 사용해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최고라 생각된다. 이제 향수병에 3/1정도 남았는데, 왠지모를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엔 라임 바질 앤 만다린을 사용해 보고 싶다.